문라이트, 허트 로커 vs 쉰들러 리스트, 디어 헌터, 플래툰 (기생충은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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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삼아 하는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예측 놀이입니다)

예술은 승패를 정하는 대결도 아니고 등수를 매기는 성적 줄 세우기나 통과해야 할 시험도 아니다. 그래도 한국 영화팬들은 내일 오전, 영화 <기생충>이 92년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해 주길 내심 기대하고 있다. 날마다 한국 영화의 새로운 첫발을 내딛고 있는 봉준호 감독 역시 아카데미 시상식의 의미를 '로컬 영화제'라고 칸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자답게(응?) 가볍게 논평했지만, <기생충> 팀은 아약 배우 둘만 빼고 모든 출연 배우와 배우의 가족들까지 시상식이 열리는 LA 현지에 가 있다고 한다. 신산한 역사를 지닌 한국 영화계-영화 팬덤에서 '오스카 트로피'가 갖는 위상과 의미는 남다르기 때문이다. 나 역시 전 세계인을 상대로 꿈을 팔아 돈을 벌어 온 '꿈의 공장' 할리우드를 흠모하며 영화를 짝사랑해왔기에 2020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결과가 미치도록 궁금하다.

점쟁이나 전문가는 아니지만 영화 팬의 한 사람으로 재미 삼아 내일 아카데미 작품상의 결과를 예측해 보자면 '당연' 대 '의외'의 대결이 될 것 같다. 전쟁과 휴머니즘이라는 두 가지 화제(<쉰들러 리스트>, <디어 헌터>, <플래툰>)를 오랜 시간 사랑해 온 보수적 아카데미 회원들의 성향이 변치 않았다면(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1917>이 작품상을 수상할 테고, <문라이트>나 <허트 로커>의 돌발 수상과 같은 돌개바람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장에 불어닥친다면 의외로(이 부사어가 내 관전 포인트 ㅎㅎ) <기생충>이 비영어권 영화 처음으로 아카데미 작품상의 영예를 차지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의외성에 대한 일말의 기대 정도만 갖고 내일 영화제 시상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내 정신 건강을 위한 적절한 관람 자세라고 생각한다. 100년 가까운 유구한 역사에서 <록키>가 <택시 드라이버>,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을 제치거나,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가 <7월 4일생>과 <죽은 시인의 사회>를 물 먹이기도 하고, <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따돌리고 작품상을 거머쥔 '쿠데타'가 종종 일어나는 곳이 아카데미 시상식이니까. ㅎㅎㅎ

2019년 <그린 북>의 작품상 수상 발표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트렸던 스파이크 리 감독은 뼈 있는 촌평을 남겼다. "항상 누가 운전할 때마다 지는 것 같다." 올해는 어떤 작품이 수상을 해도 이상할 것이 없지만 '누군가 운전하는' 영화가 없어서 참 다행이다. ㅋ

한국 영화 <기생충>이 샘 멘데스의 <1917>, 마틴 스콜세지의 <아이리시맨>, 쿠엔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조커>, <포드 V 페라리>, <조조 래빗>, <결혼 이야기> 등과 함께 작품상 후보 목록에 올랐다는 것 자체가 초현실적인 사건이다. 2020년 아카데미는 어떤 영화가 작품상을 받아도 이상할 것 없다. 2020년은 전설적인 해로 아카데미 역사에 기록되지 않을까? 이 엄청난 축제를 실시간으로 즐길 행운을 잡았으니 입 다물고 그저 이 축제를 즐기자.

만약 내게 작품상 후보 중 가장 강력한 언더독을 뽑으라고 한다면, 나는 노아 바움백의 <결혼 이야기>에 한 표를 던지겠다. 1980년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의 작품상 수상과 대구를 이루는 멋진 이변이 펼쳐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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